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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소설 《그들은 모두, 사라지기 전에 신호를 남겼다》[15화] 나보다 먼저 열두 명이 있었다 Freesia CRIME Story 장편 범죄소설『그들은 모두, 사라지기 전에 신호를 남겼다』 검은 유리에 불이 들어왔다.프리지아는 숨을 멈췄다.조금 전까지 거울이라고 생각했던 벽.그 뒤에는 전혀 다른 공간이 숨어 있었다.벽 전체를 뒤덮은 모니터.하나.둘.셋.화면이 차례대로 켜지기 시작했다.그리고 사람들의 얼굴이 나타났다.F-01낯선 여자였다.사진 아래 붉은 글씨가 찍혀 있었다.종료다음 화면.F-02이번에는 남자였다.그 아래에도 같은 단어가 있었다.종료F-03.F-04.F-05.숫자는 계속 올라갔다.프리지아는 자신도 모르게 화면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열두 명.정확히 열두 명이었다.그런데 이상했다.모든 사람의 상태가 같지는 않았다.대부분의 사진 아래에는 종료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몇 명에게는 전혀 .. 2026. 9. 29.
범죄소설 《종결된 사람들》 3화|열일곱 명은 살아 있었다 휴대전화 화면 속에 열일곱 명이 서 있었다.한서진은 그중 한 사람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사진 맨 뒤.다른 사람의 어깨에 얼굴 절반이 가려져 있었지만 알아보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한도윤.일곱 살 위의 친오빠.7년 전 사라진 사람.그리고—서진이 경찰을 그만둔 이유.“오빠…….”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왔다.윤태혁이 전화기 너머에서 물었다.“뭐라고?”서진은 대답하지 않았다.손가락으로 사진을 확대했다.화질이 깨졌다.그래도 분명했다.왼쪽 눈썹 위의 작은 흉터.어릴 때 서진과 놀다가 계단에서 넘어져 생긴 상처였다.도윤은 그 흉터를 싫어했다.서진은 좋아했다.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오빠를 금방 찾을 수 있었으니까.그런데 지금—7년 동안 찾지 못했던 오빠를 그 흉터로 다시 알아봤다.“서진아.”태혁의 목소리가 들렸.. 2026. 9. 29.
범죄소설 《종결된 사람들》 2화|문밖의 남자는 경찰이었다 “안전 확인하러 왔습니다.”현관문 너머에서 남자가 말했다.한서진은 움직이지 않았다.휴대전화에서는 윤태혁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서진아. 문 열지 마.”“왜?”“열여덟 번째 안전 확인 기록에 네 이름이 올라왔다니까.”“그건 들었어.”“근데 시간이 이상해.”서진의 시선이 현관문으로 향했다.“무슨 뜻이야?”“등록 시간이 2시 41분이야.”서진이 벽시계를 봤다.오후 2시 39분.“지금 몇 시인지 알아?”“2시 39분.”“그래.”태혁이 말했다.“네 안전 확인 기록이 2분 뒤에 작성돼 있어.”서진은 말이 없었다.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 경찰 기록에는 이미 끝나 있었다.대상자 안전 확인.귀가 확인.사건 종결.그리고 지금—그 기록을 완성하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누군가 문밖에 서 있었다.딩동.초인종이 다시 울렸다.소.. 2026. 9. 28.
범죄소설 《종결된 사람들》 1화|돌아오지 않은 딸이 3년 전에 ‘귀가’했다 “우리 딸은 아직 안 돌아왔는데요?”한서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잘못 들었나 싶었다.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다시 내려다봤다.실종자 김소윤. 당시 22세.그 아래에는 분명 이렇게 적혀 있었다.대상자 안전 확인.보호자 연락 불원.귀가 확인.사건 종결.종결 날짜는 3년 전이었다.서진은 다시 여자에게 시선을 돌렸다.“어머니,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뭘요?”“경찰 기록에는 소윤 씨가 돌아온 걸로 되어 있습니다.”여자의 표정이 굳었다.“누가 그래요?”“여기 기록에…….”“아니에요.”여자가 서진의 말을 잘랐다.그리고 조금 전보다 훨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소윤이는 그날 이후 전화 한 통 온 적 없어요.”서진의 손가락이 서류 위에서 멈췄다.“그럼 3년 동안 한 번도요?”“네.”“문자도?”“없어요.”.. 2026. 9. 28.
[14화] 흐름은 수정된다 Freesia CRIME Story 장편 범죄소설『그들은 모두, 사라지기 전에 신호를 남겼다』 00:01:46숫자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프리지아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분명 멈췄었다.자신이 마지막 문장을 바꾼 바로 그 순간.다음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엔터를 누르자 카운트다운은 정지했다.단 몇 초.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프리지아는 알았다.이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다.망가뜨릴 수 있다.그녀는 천천히 강이준을 바라봤다.그는 웃고 있었다.그러나 조금 전까지의 웃음과 달랐다.입술은 올라가 있었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당황했다.분명했다.“왜 웃어?”프리지아가 물었다.강이준의 표정이 굳었다.“뭐?”“너도 몰랐잖아.”“…….”“내가 내용을 바꾸면 시스템이 멈춘다는 거.”대답은 없었다.그 침묵이 오히려 답이었.. 2026. 9. 28.
[13화] 다음 대상은 나였다 Freesia CRIME Story 장편 범죄소설『그들은 모두, 사라지기 전에 신호를 남겼다』 사진 속 인물은—프리지아였다.숨이 멎었다.머릿속이 하얘졌다.“……말도 안 돼…”입에서 겨우 나온 말이었다.하지만—부정할 수 없었다.화면 속 얼굴.눈.표정.모든 게 자신이었다.남자의 목소리가 조용히 떨어졌다.“이제 이해했지.”프리지아의 손이 떨렸다.“……왜…”그녀의 시선이 화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왜 내가…”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천천히 말했다.“흐름은 완성돼야 하니까.”그 말은 너무 간단했다.그래서 더 잔인했다.프리지아의 숨이 거칠어졌다.“나는 기록자야…”그녀의 목소리가 흔들렸다.“나는 쓰는 사람이야… 대상이 아니야…”남자는 고개를 저었다.“기록자도 결국, 기록이 된다.”그 순간—프리지아의 심장이 내려.. 2026.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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