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게 닥친 불안한 전화
2022년 2월 13일, 중년 여성 A 씨는 20대 아들 B 씨에게서 불안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엄마, 당분간 사정이 생겨서 집에 못 갈 것 같아요. 제가 4월에 꼭 집에 갈게요." 평소 이런 적이 없던 아들이라 A 씨는 의아했지만, 일이 있으려니 싶어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4월이 되어도 아들의 소식은 끊겼습니다.
실종 신고와 경찰의 반응
4월 1일, A 씨는 수원 남부 경찰서에 아들의 실종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성인의 실종은 보통 가출로 간주되지만, 이 사건은 달랐습니다.
A 씨는 아들의 실종과 관련된 인물로 26살의 남성 한 씨를 지목했기 때문입니다.
한 씨는 인터넷 플랫폼에서 개인 방송을 진행하던 BJ였고, 아들 B 씨와 친밀한 관계였습니다.
수상한 BJ 한 씨의 집
A 씨는 아들이 실종된 후 한 씨의 집을 찾아갔지만, 한 씨는 "몰라요, 왜 저한테 물으세요?"라며 문조차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B 씨의 휴대폰 위치를 추적해 한 씨의 주소지에서 신호를 잡았습니다.
경찰이 출동해 실종된 B 씨의 휴대폰이 왜 한 씨의 집에 있는지 물었지만, 한 씨는 "아마 걔가 실수로 제 폰하고 바꿔서 가져간 것 같아요"라고 답하며 여전히 무관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속초에 사는 지인 D 씨의 진술
한 씨는 B 씨가 속초에 사는 지인 D 씨를 만나러 갔다고 말했습니다.
D 씨를 찾아간 경찰에게 D 씨는 처음엔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지만, 결국 "B 씨가 오긴 했는데 다른 곳으로 떠났다"고 증언했습니다.
경찰은 D 씨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고 판단하고 압박을 가했습니다.
결국 D 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공포의 영상 통화
D 씨는 B 씨가 한 씨의 집에서 야구방망이와 샤워기로 구타당하는 모습을 영상 통화로 보았습니다.
한 씨는 B 씨를 죽이겠다고 위협했고, 나중에는 "지금 B 씨를 죽였어, 이거 어떻게 처리하지?"라고 말했습니다.
D 씨는 얼떨결에 "캐리어에 담아서 버려야 하지 않나?"라고 답했고, 한 씨는 실제로 B 씨의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유기했습니다.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과 발견된 시신
경찰은 한 씨의 집을 급습해 수색했지만,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CCTV를 통해 한 씨와 여성이 캐리어를 끌고 나간 모습을 확인한 경찰은 수원교 부근을 중심으로 수색을 시작했습니다.
4월 4일 새벽, 수원 달마지 6교 인근 배수로에서 B 씨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시신은 캐리어에 담겨 유기된 상태였고, 폭행의 흔적이 명확했습니다.
체포된 한 씨와 그의 일당
경찰은 한 씨와 그의 아내 김 씨, 그리고 공범 서양과 김군을 체포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살인과 사체 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한 씨는 "나는 B 씨를 죽이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한 씨의 휴대폰에서 B 씨가 숨지기 직전 찍힌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사진 속 B 씨는 피범벅이 된 채 멍하니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참혹한 범행의 전말
한 씨와 그의 아내 김 씨는 B 씨의 명의를 도용해 인터넷과 TV 상품을 설치하고, 그의 돈을 갈취했습니다.
B 씨는 한 씨 부부에게 노예처럼 착취당했고, 결국 폭행과 질식으로 사망했습니다.
이후 한 씨는 B 씨의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유기했으며, 그의 명의와 휴대폰을 이용해 소액 결제와 SNS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가족 역할 놀이의 이중성
한 씨 부부는 집에서 유사 가족 관계를 연기하며 가출 청소년 서양과 김군에게도 "엄마", "아빠"라고 부르게 했습니다.
B 씨 역시 이들의 먹잇감이 되어 그들과 생활했습니다.
한 씨는 B 씨의 가족에게는 "얘를 잘 돌보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고, B 씨를 다시 집으로 끌어들였습니다.
법의 심판과 판결
1심 재판부는 한 씨에게 징역 30년과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선고했습니다.
아내 김 씨에게는 징역 2년, 서양에게는 징역 장기 2년과 단기 1년, 김군에게는 징역 장기 15년과 단기 7년이 선고되었습니다.
한 씨는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